지난 5월 초, 백신 이상반응에 대한 걱정 반, 백신을 맞으면 그래도 안전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 반으로 아스트라제네카 1차 접종을 하였습니다. 그 후, 정부에서 7월에 아스트라제네카 2차 접종 군에 대해서는 화이자로 교차 접종을 한다는 발표를 하였습니다. 게다가 아스트라제네카 접종 대상 군을 기존 30세 이상에서 50세 이상으로 상향 조정한다는 발표가 있었기 때문에, 이러나저러나 2차 접종은 화이자로 교차 접종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사실 1차 접종 전에는 접종 여부에 대해 엄청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맞은 부위의 멍과 주변에 약간의 통증을 제외하고는 몸살이나 근육통, 발열 등의 증상은 전혀 없었습니다. 그리고 중증 이상 반응인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과 관련된 증상도 없었습니다.
걱정했던 1차 접종 후 너무나 멀쩡했기 때문에, 교차 접종이긴 하지만 2차 접종에 대한 걱정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1차 접종과 2차 접종은 분명히 달랐습니다. 그게 교차 접종 때문인지, 아니면 2차 접종이기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주변에 단일 백신으로 2차까지 완료하신 분들에 따르면, 2차 접종이기 때문일 가능성이 좀 더 높은 것 같습니다.)
2차 접종 후 약 12시간 정도는 정말 아무렇지도 않았습니다. 물론 맞은 부위 주변으로 뻐근한 느낌과 통증은 있었지만, 참을 만했습니다. 1차 때와 마찬 가지로, 접종 후 아세트아미노펜 계열을 약을 바로 그리고 약 6시간 후 복용하였습니다. 그리고 접종 후 반응은 잠든 이후에 나타났습니다. 연속해서 악몽을 꾸면서, 정말 온몸을 두들겨 맞은 듯한 전신 근육통에 잠에서 깨었습니다. 머리도 약간 띵 하고, 얼굴도 벌겋게 달아올랐더군요. 열을 재고 말고 할 것도 없이, 그냥 바로 약을 털어 먹었습니다. 한참 뒤척이다 다시 잠들었는데, 자고 일어나니 열은 내렸습니다만 많이 쳐졌습니다.
약 이틀 정도 피로와 무기력함이 지나가니 어깨 통증을 비롯한 모든 증상이 사라졌습니다.
드디어 2차 접종까지 완료하였지만, 항체 형성이 되려면 최소 2주는 기다려야 하고, 이상 반응에 대한 우려는 약 4주가 지나야 완전히 해소할 수 있겠죠.
이번에 아스트라제네카에서 화이자로 교차 접종을 하게 된 주요 이유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이상반응 중 하나인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 때문이었죠.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은 사실 다소 모순적인 말처럼 들립니다.
혈소판의 중요 기능 중 하나는 혈액 응고를 촉진시키는 것으로 혈소판이 감소하거나 항혈소판제제와 같이 혈소판의 기능을 억제시키는 약물을 투여하면, 혈액 응고 기능에 장애가 발생합니다. 따라서 지혈이 잘 안 되거나, 출혈 경향이 생기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혈전증은 혈액이 응고하여 혈관을 막는 현상입니다. 따라서 혈소판 감소와 혈전증은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동시에 발생하기 어렵습니다.
이렇게 일반적이지 않은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이 발생은 현재 아데노바이러스 벡터 계열의 백신인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의 중증 이상 반응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원인은 혈소판을 파괴할 수 있는 일종의 자가 항체가 발생한 것이 원인이라고 밝혀졌습니다. 이로 인해 혈소판 수치가 떨어지며 출혈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동시에 혈전증이 발생하는데, 혈전증이 발생하는 부위 역시 혈전증이 주로 발생하는 위치가 아니라 뇌정맥동이나 내장 정맥과 같은 특이하고, 치명적인 부위에 동시에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호발 위험 인자는 명확하지 않으나, 현재까지의 보고에 따르면, 상대적으로 여성에서 그리고 50세 미만에서 주로 발생한다고 합니다. 이것이 이번에 아스트라제네카의 접종 대상 군을 50세 이상으로 상향 조정하게 된 이유입니다.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은 혈소판 감소로 인한 출혈 증상과 혈전증의 발생으로 인한 증상, 두 부류로 나누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백신 이상 반응으로 인한 출혈 증상은 백신 접종 후 4일에서 4주 사이에 다발성으로 발생하는 멍으로 의심할 수 있습니다. 한두 군데의 멍이 생겼다가 저절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다발성으로 생기고, 점점 더 많이 생기는 경우, 그리고 빨간색 점상 출혈이 다리 부위에 이유 없이 발생하는 경우에 의심할 수 있습니다.
혈전의 경우 겉으로 보이는 변화보다는 두통이나 복통과 같은 양상으로 나타 날 수 있습니다.
뇌정맥동 혈전의 경우, 망치로 얻어맞은 듯한 극심한 두통과 구토를 동반하는 두통, 시야가 흐려지거나, 시야가 이중으로 겹쳐 보이는 복시와 같은 증상들이 발생하는 경우 의심할 수 있습니다. 내장 정맥에 혈전이 발생하면, 장 주변 혈액 순환에 장애가 발생하여 극심한 복통을 일으키게 됩니다.
위와 같은 증상이 존재한다면 빨리 병원을 찾아서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혈소판 검사는 혈액 검사로 가능하며, 혈전증 발생 여부는 혈관 조영 촬영이나 CT 등의 영상 검사를 통해 진단이 가능합니다. 혈소판 수치가 너무 낮거나, 혈전증이 심한 경우 치료가 어려울 수 있으므로, 반드시 빠른 진료를 통해 치료가 진행될 수 있어야 합니다.
뇌정맥동 혈전이나 내장 정맥 혈전이 아니더라도, 앞서 언급한 증상들은 뇌압이 상승하는 기타 응급 상황이나, 복부에 응급 질환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반드시 응급실 진료가 필요하겠습니다.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을 비롯하여, 백신 접종 후 발생할 수 있는 주요 이상 반응에 대해서 지나치게 겁을 먹을 필요는 없겠습니다. 하지만 관련 증상에 대해 어느 정도 숙지하고 계시다가, 혹시나 접종 후 유사 증상이 존재한다면, 놓치지 말고 치료를 받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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