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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나눔

복부 장기 수술시에 개복수술과 복강경 수술, 단일공 복강경 수술의 차이

by good and happy 2021. 5.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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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강, 즉 우리의 배 안쪽에는 여러 가지 장기가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국가 암 검진의 대상이 되는 위와 대장이 대표적입니다. 이러한 배 안의 여러 장기들에 문제가 생겨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에 수술 방법은 집도하는 의사가 결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가끔 환자나 보호자가 개복이냐, 복강경이냐를 선택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거기에 지금은 단일공 수술이라는 것도 있기 때문에, 어떤 차이들이 있는지 알아볼까 합니다. 

 

 개복 수술 (open surgery), 복강경 수술 (laparoscopic surgery), 단일공 복강경 수술 (single incision laparoscopic surgery)은 기본적으로 수술하는 부위에 대한 접근 방법의 차이입니다. 

 


▷ 개복 수술

 

  가장 전통적인 개복 수술 (open surgery)는 말 그대로 "배를 여는 것"입니다. 수술하는 부위가 잘 보일 수 있도록 복부에 절개창을 내어서, 카메라와 같은 기구의 도움 없이 그야말로 맨 눈으로 보며 수술을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수술자가 이상이 있는 장기에 대한 촉진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필요한 수술 기구들을 이용하기 때문에, 수술 비용도 상대적으로 적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수술 부위가 다소 아래쪽에 위치하는 경우, 가장 대표적인 예로 충수절제 수술의 경우에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전신 마취가 아니라 척추 마취로도 수술이 가능합니다. 

  여러 가지 장점이 있는 수술임에도 불구하고, 복강경 수술이라는 새로운 수술 방법에 자리를 내주게 된 것은, 수술 부위의 상처가 가장 큰 이유일 것입니다. 개복 수술 시에는 수술하는 위치에 따라 절개창을 내게 되는데, 장기를 꺼내거나, 술자의 손 또는 수술 기구가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절개창 이어야 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흉터가 클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미용적인 문제뿐만이 아니라, 술 후 통증과 회복 속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수술 상처가 클수록 통증이 크리라는 것은 단순히 생각해도 납득이 되는 이야기입니다. 통증이 크면, 그만큼 회복이 더디고, 일상으로의 복귀가 늦을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복부의 통증은 환자가 효율적인 호흡을 하는데 방해가 됩니다. (배가 아프면 아무래도 편안한 호흡을 할 수 없게 되겠죠.) 이는 수술 후 폐의 환기를 방해하여, 술 후 폐 합병증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상처가 크면 클수록, 상처 부위 염증의 가능성도 높아지게 되며, 나중에 수술 절개창으로 복부 탈장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물론 복강경 수술에서도 탈장이 생길 수 있지만, 개복 수술인 경우처럼 수술 절개가 클수록 그 빈도가 증가합니다.)

  복부 장기 수술을 했을 경우, 추후 유착 (장이나 장, 혹은 복부 내부의 장기나 조직이 서로 들러붙어 있는 상태로, 장운동에 장해가 되기도 하며, 다른 복부 수술 시 수술 시야 확보에 어려움을 주기도 함) 이 발생할 수 있는데, 절개창의 크기가 그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 복강경 수술

 

   이렇듯 개복 수술은 수술 방법이 가진 여러 가지 한계점으로 인해 개복을 대체할 방법을 찾게 됩니다. 그 방법이 복강경 수술 (laparoscopic surgery)입니다.

   laparotomy는 "배를 가른다"는 의미로, 배 안의 병적인 상태에 대해 의사가 배를 열어 이상 부위를 확인하고, 진단하며, 정도를 확인할 때 쓰는 말입니다. -scope (-경)은 흔히 무언가를 관찰하거나, 발견하기 위해서 쓰는 도구에 붙는 단어로, 두 단어의 합성어인 laparoscope (복강경)은 말 그대로 배에 절개를 넣어 배 안쪽의 이상 부위를 확인하는 도구입니다. 

  일부에서는 환자들에게 쉽게 설명하기 위해, 내시경 또는 레이저 수술이라고 하기도 하지만, 이는 둘 다 적합한 표현은 아닌 것 같습니다. 

  위와 대장과 같은 파이프 형태의 장기를 기준으로 생각해 보면, 내시경은 입이나 항문으로 카메라를 넣어서 위와 대장 안쪽 병의 이상을 관찰하는 것입니다. 복강경은 복벽을 통과해서 들어가서 위와 대장과 같은 소화 장기의 바깥쪽을 관찰하고, 위와 대장, 소장 외에도 복강 안에 있는 장기의 표면을 관찰하고, 수술을 할 수 있게 해 줍니다. 

   복강경 수술 시에는 개복 수술과 달리 작은 상처로 수술을 하게 됩니다. 수술하는 장기와 수술하는 병에 따라서 차이가 있지만, 보통 복강경 카메라가 들어가는 절개창, 그리고 수술자가 장기의 절제나 봉합 등을 할 때 필요한 기구가 들어가는 절개창, 그런 장기나 주변 조직을 치우거나 잡아주는데 필요한 기구가 들어가는 절개창 등이 있는데, 기구 하나만 가지고 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여러 가지 수술 기구들이 들어갔다 나왔다 해야 하기 때문에, 그냥 복벽에 절개를 해 놓은 상태에서 기구가 계속 들락날락하는 것이 아니라, 포트라고 하는 통로를 절개창에 설치합니다. 이 포트를 통해 여러 수술 기구들을 넣었다 뺐다 하는 것입니다. 이 포트의 크기에 따라 상처는 1-2cm 사이 일 수도 있고, 1cm 미만일 수도 있습니다. 포트의 직경이 작을수록 흉터가 작으니, 환자 입장에서는 더 좋을 것 같지만, 원활한 수술을 위해서 필요한 적정 포트의 사이즈가 있기 때문에 무조건 작은 포트를 쓸 수는 없습니다.

   (위, 대장, 간과 같은 어느 정도 부피가 있는 장기의 절제 수술인 경우, 일반적인 포트 자리로는 병변을 온전하게 적출할 수 없기 때문에, 수술 막바지에 절제한 장기를 꺼낼 때에는 대부분 포트 자리 중 하나를 선정하여, 절개를 연장해서 그 자리로 꺼내게 됩니다.) 

 

  과거에는 진행된 암의 수술이나, 복막염처럼 복강의 오염이 심한 경우에는 개복을 권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많은 수술 경험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러한 상황들에서도 복강경 수술을 시행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복강경 수술은 우선 수술 흉터가 작기 때문에 미용적으로 (개복수술에 비해) 환자들에게 만족감을 줄 수 있습니다. 작은 수술 흉터는 통증, 술 후 흉터의 감염, 술 후 폐 합병증의 빈도 등을 감소시킵니다. 확실히 수술 후 환자들의 회복 속도에 차이가 있게 됩니다. 또한 추후 발생 가능한 수술 부위로의 탈장이나, 복강 내 유착과 같은 후유증의 빈도도 낮아지게 됩니다. 

  또한 카메라를 통해 확대한 시야로 수술을 하기 때문에, 술 중 미세한 상처나 이상 여부를 확대 시각으로 볼 수 있어, 일부에서는 정교한 수술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일부에서는 개복수술에서 접근하기 어려운 부위에 대해서도 확인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많은 복부 수술들이 개복 수술에서 복강경 수술로 자리를 잡은 상태입니다. 

  하지만 복강경 수술에도 한계는 있습니다. 환자들 입장에서 개복과 복강경에 대한 선택 중 가장 먼저 걸리는 것이 비용 문제입니다. 물론 복강경도 지금은 건강보험 적용을 받기는 하지만, 필요한 기구들이 많기 때문에 건강보험 수가에서도 차이가 있게 됩니다. 

  드물지만 수술 후 복강 내에 남은 잔량의 가스 (복강경 수술 시에는 포트를 통해 복강 내에 CO2가스를 넣어 복강을 부풀립니다. 풍선처럼 볼록하게. 그래야 카메라나 기구들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고, 병변에 대한 접근이 쉽기 때문입니다.)가 횡격막을 자극하여 통증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또한 이전 수술로 인해 유착이 심하거나 한 경우, 복강경의 삽입이 어려울 수 있고, 시야 확보가 되지 않을 수 있어 이러한 경우들에는 불가피하게 개복 수술을 선택하게 됩니다. 

  간혹 복강경 수술 중에, 돌발적익 상황 -주로 주요 혈관의 출혈과 같은- 등이 있는 경우에는 복강경 수술 중에 개복으로 전환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돌발 상황은 사전에 예측이 불가능하므로, 모든 복강경 수술은 수술 도중에 개복으로 전환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셔야 하겠습니다. 

 


▷ 단일공 복강경 수술

 

   단일공 복강경 수술 (single incision laparoscopic surgery/single port laparoscopic surgery)은 복강경 수술로 인한 흉터마저도 더 줄여 보고자 하는 시도에서 시작된 수술입니다. 기본적으로 복강경 수술 시에는 최소 3개의 포트가 필요합니다. (산부인과의 난관결찰술 같은 수술 말고, 외과적으로 장기의 절제가 필요한 수술에 해당하는 말입니다.) 이러한 3개 이상의 포트가 들어갈 절개창을 하나로 합친 것입니다. 그리고 이 단일 절개창은 태생적으로 포트 역할을 했던 배꼽에 위치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하나의 절개창에 단일공 수술용 포트를 삽입하게 되는데, 이 포트 안에는 여러 개의 수술 기구가 들어갈 수 있는 각각의 포트들이 같이 자리하게 됩니다. 그 모양이 마치 문어다리와도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실제로 단일공 수술용 포트 제품 중에 옥토 포트라는 제품이 있었습니다.) 

   단일공 복강경 수술의 경우, 기존 복강경 수술 장비를 사용했을 때, 카메라의 각도가 잘 안 나온다던지, 수술 기구들이 서로 엉켜서 수술이 원활하지 못하다던지 하는 문제들이 많아서, 단일공 복강경 수술을 위해 특수하게 고안된 끝이 휘어지거나 굽혀지는 수술 기구들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수술 상처는 배꼽을 관통하거나, 혹은 둘러서 가는 상처로 시간이 지나면 표시가 적게 나서 상처에 대한 만족도는 매우 높을 수 있으나, 단일 절개창에 큰 포트를 넣어야 하다 보니 술 후 포트 부위의 통증이 일반 복강경에 비해 조금 더 클 수 있습니다. 또한 단일공 복강경 수술 역시 건강 보험의 적용을 받게 되었지만, 수술 비용은 더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에는 복부 수술이 가능한 의료 기관에서 단일공 복강경 수술을 시행하는 경우가 많이 늘었지만, 빈도상으로 봤을 때는 아직은 단일공 복강경 수술보다는 기존의 (다공) 복강경 수술의 빈도가 훨씬 높고, 안전성이 입증되어 있다고 하겠습니다. (물론 단일공 복강경 수술 역시 국내에서 시행된지 10년 이상된 수술 방법으로 경험과 데이터가 어느 정도 충분히 쌓여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간혹 단일공 복강경 수술에 대해 흉터없는 수술이라는 광고를 하는 경우가 있지만, 엄밀히 말하면 이는 잘못된 표현입니다. 흉터가 없는 수술은 없습니다. 다만, 흉터가 하나이고, 배꼽을 관통하는 경우 표시가 아주 적게 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수술 방법에 대한 결정은 사실 환자의 병변의 위치, 상태, 환자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 및 사회적 여건 등 모든 것을 종합하여 담당의사와 상의하여 결정을 내리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개복수술과 복강경 수술, 단일공 복강경 수술의 대략적인 방법이나 장단점을 알고 계신다면 이러한 결정을 내릴 때 조금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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