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센다 (Saxenda)는 흔히 다이어트 주사로 알려져 있죠. 삭센다는 노보 노디스크 (novo nordisk) 제약이라는 다국적 제약회사에서 판매하고 있는 비만 치료제로 리라 글루티드 (liraglutide)라는 성분입니다. 노보 노디스크 제약은 당뇨 치료를 위한 인슐린 제, 혈우병 치료제, 성장 호르몬 등을 제조, 판매하는 회사입니다. 그래서인지 형태는 노보 노디스크 사의 다른 펜 주 와 유사한 모양입니다.
성분과 작용 기전, 효능
삭센다의 성분인 리라 글루티드(liraglutide)는 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 중 하나인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GLP-1)의 유사체입니다. 리라 글루티드의 작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췌장에서 인슐린의 분비를 촉진
- 글루카곤의 분비를 억제하여 혈당 조절과도 관련
- 섭취한 음식물이 위에서 소장으로 넘어가는 과정의 속도를 늦추는 역할
- 중추신경계에도 작용하여 식욕을 억제 (일반적인 경구용 식욕억제제와 같은 향정신성 의약품은 아닙니다.)
리라 글루티드는 이와 같이 다양한 작용을 통해 혈당을 낮추고, 체중을 감소시키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 되고 있습니다. 섭취한 음식물의 소화 과정을 늦추다 보니, 실제로 섭취하는 음식의 양이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식사 후에 소화가 잘 되지 않는 듯한 느낌을 줄 수 있는데, 포만감을 유지시켜 줌으로써 식욕을 억제시켜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제 경험상으로는 단 것이나, 기름진 것이 잘 당기지 않는 등의 식성 변화도 있었습니다.)
주사 방법
삭센다는 펜 형태로 되어 있으며, 뚜껑을 열고 끝에 바늘을 꽂아서 사용하시면 됩니다. 펜은 1회용이 아니라 다회용으로, 1회용 바늘 (인슐린 펜 주에 사용하는 바늘)을 교체해서 사용하시면 됩니다. 펜에 있는 투명창을 통해 남아 있는 약의 잔량 확인이 가능하며, 사용할수록 안쪽에서 피스톤 같은 것이 밀려 나와 약이 줄어드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전체적인 사용법은 인슐린 펜 주 사용 방법이랑 유사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보통 최초 1회는 병원에서 사용법 설명을 위해 맞고 가기도 하지만, 매일 자가 주사하셔야 합니다.)
1. 끝에 바늘을 장착하고, 다이얼로 용량을 맞추기
2. 배, 허벅지 등 피하 지방이 많은 부위에 주사 부위를 선정해 알코올 솜으로 소독 (닦기)
3. 피부를 넓게 꼬집듯이 잡고 살짝 들어 올린 상태에서 수직으로 주사 후 버튼을 누르기 (또르륵 소리와 함께 주사약이 밀려들어갑니다.)
4. 또르륵 하며 다이얼이 0으로 돌아가서 멈추면, 그 상태에서 5초가량 기다리기 (바로 빼면 약이 새어 나오거나 충분히 흡수가 안 될 수 있으니 기다렸다가 빼야 합니다.)
5. 버튼을 누른 상태 그대로 주사를 몸에서 빼시고, 바늘이 몸에서 빠져나간 뒤 버튼에서 손을 떼기 (주사액 내로 미세하게 혈액이 역류하는 것을 방지)
바늘은 꼭 사용 직전에 장착하시고, 사용 후에는 폐기하셔야 합니다. 감염 등의 우려가 있거든요. 바늘은 삭센다용 바늘이라며 같이 구매하라고 하기도 하지만, 경험상 일반 시중에 인슐린 펜용 1회용 바늘 (한 통에 100개씩 들어 있는, 인터넷으로도 구매 가능한 의료용품입니다.)을 사용하셔도 무방합니다.
삭센다는 1일 1회 주사가 원칙이고, 가능한 같은 시간에 맞으시기를 권해 드립니다. 약 하루 정도 효과가 지속되기 때문에 아무래도 오전 시간대에 맞으시는 게 좋겠습니다. 만약 하루 깜빡하고 넘기신 경우에는 다음 날 동일 용량으로 주사하셔도 되지만, 3일 이상 약을 중단하셨던 경우에는 체내에서 약이 분해가 되어 처음으로 다시 돌아간 상태이기 때문에 최초 시작 시와 동일하게 0.6mg으로 다시 시작하시길 권해드립니다. (경험상 오래 사용 후에 3일을 중단했을 때는 굳이 0.6mg으로 시작하지는 않아도 되지만, 마지막 투약 용량을 그대로 주사하는 것은 부작용의 강도가 크게 나타나기 때문에, 마지막 투약 용량보다는 조금 낮은 용량으로 주사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용량 조절
삭센다 펜 하나에 리라 글루티드 총 18mg (3ml)가 들어 있습니다. 다이얼을 돌리면 주사 용량이 표시되는데 0.6mg부터 0.6씩 올라가서 3.0mg까지 올릴 수 있고, 1일 최고 용량이 3.0mg입니다. 최저 0.6mg 단위로 맞으시면 30일 (실제로는 주사할 때마다, 미세한 소실이 있어 30일이 채 안 됩니다.), 최고 3.0mg 단위로 맞으시면 6일이면 펜 하나가 소진됩니다.
무작정 용량을 올리시면 안 되고, 최초 시작 시 0.6mg으로 시작해 1주일에 0.6mg 단위씩 올리는 걸 권장하고 있습니다. 중간에 본인에게 적합한 용량이라면 굳이 증량을 하지 않으시고, 그대로 유지하셔도 됩니다.
1일 주사 가능 최고 용량은 3.0mg입니다. 그 이상은 펜 자체에서 올라가지도 않지만, 아주 가끔 3.0mg을 하루에 두 번씩 주사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과유불급이라고, 그렇게 하시면 안 됩니다. 최대로 올리더라도 3.0mg으로 유지를 하시면 되고, 만약 최대 용량으로 12주간 투여하였는데도, 처음 체중의 5% 이상의 감량 효과가 없을 때에는 투약을 중단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용량 조절 시 한 가지 팁은, 다이얼을 돌릴 때 "딱딱" 하고 소리가 나는데, 그 딱 소리가 10번이 나면 0.6mg이 된다는 겁니다. 거기서 딱 소리 10번 더 나면 1.2mg이죠. 그래서 혹시 0.6mg은 효과가 덜 한 듯하고, 1.2mg은 부작용이 있어서 부담스럽다 하시면 0.6mg에서 딱 소리가 5번 났을 때 다이얼을 멈추고 주사를 하시면 0.9mg이 되니, 중간 용량으로 주사하시는 것도 괜찮은 방법입니다. (딱 소리 5번 = 0.3mg)
보관 주의 사항
가능한 냉장 보관을 하시는 게 좋아요. 서늘하게. 냉동 아닙니다! 그리고 주사를 오픈, 그러니까 바늘을 꽂아서 주사를 시작한 지 한 달째 되는 약이라면 변질의 우려가 있으니 폐기하는 게 좋다고 합니다. 띄엄띄엄 맞아서 기간을 넘겨 버릴 수도 있잖아요. 아깝지만, 안전이 우선이니까요. 오픈하지 않은 약의 경우 삭센다 펜의 옆에 사용 기한이 표기되어 있으니 그 기한 내에 사용하셔야 합니다.
부가 효과
삭센다의 효능은 역시 체중 감량이겠죠. 서두에 언급한 것처럼, 여러 가지 작용을 통해 체중 감량에 도움을 줍니다. 하지만, 단순히 그것만은 아닙니다. 리라 글루티드 라는 성분이 혈당 조절에 관여한다는 부분이 있었죠? 실제로 리라 글루티드는 <빅토자>라는 제품명으로 (역시 노보 노디스크 제약사입니다.) 당뇨 치료제로 삭센다 보다 먼저 허가가 났습니다.
빅토자는 사용법이나, 용량 조절 역시 비슷하지만, 혈당 조절이 목적인 경우는 1.2mg 까지가 권장이고, 최대 1.8mg까지 증량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동일 성분인 삭센다 역시 혈당을 조절하는데 효과가 있겠죠. 따라서 초기 당뇨 환자에서 체중 조절과 더불어 혈당 조절의 효과를 동시에 볼 수 있습니다.
다만, 기존에 다른 경구 혈당 강하제를 복용 중이신 분이라면, 삭센다와 병행함으로 인해 저혈당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니, 반드시 처방전 충분한 상담과 기저 질환에 대한 정보 제공이 필수적입니다.
사용 시 금기
삭센다 처방 시에 기저 질환 및 가족력에 대한 상담은 꼭 필요한 항목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삭센다를 고용량, 장기 사용 시 동물 실험에서 갑상선 수질암의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 되고 있습니다. 인체 보고는 아니나, 무시해서는 안 될 사항이죠.
이에, 갑상선 수질암 (전체 갑상선 암의 1% 미만을 차치하는 세부 유형으로, 갑상선의 수질에 발생하는 암. 유전적 경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짐)이나, 다발성내분비성종증 (MEN 2, 동시에 다양하게 내분비샘이 과다하게 형성되는 질환, 갑상선 수질암이 발생할 수 있으며 대부분 가족성)의 과거력이 있거나, 혹은 위 질환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는 사용을 금해야 하겠습니다.
부작용
삭센다의 부작용 역시 비교적 잘 알려져 있습니다. 가장 많이 알려져 있는 것이 구역 등의 위장관계 불편감이죠. 속이 더부룩하다던지, 복부가 부은 듯 팽창된 느낌이라던지, 식욕이 떨어진다던지 하는 증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건 부작용이 아니라 효과 아닌가?) 복통도 있을 수 있습니다. 저는 속 쓰림이 생기기도 하더군요. 대개는 3-4일 정도 지나면 적응이 됩니다.
설사가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떤 분은 작용 기전과 반대되니 설사는 삭센다 때문이 아니라고 하는데, 그렇지는 않습니다. 삭센다 사용 후 부작용으로 설사가 보고된 례는 10% 이상입니다. 물론 그것보다 흔한 것은 변비 입니다만, 변비는 다이어트의 동반자 같은 것이라 꼭 삭센다 때문에 생기는 것만은 아닙니다. (적게 먹으면 적게 쌀 수밖에....)
이 외에도 제가 겪은 부작용은 두통입니다. 이 역시 10% 이상에서 보고 되고, 심장이 빨리 뛰기도 합니다. 그 외에 피로감이나 어지러움 등의 부작용, 주사 부위의 피부 반응 (주로 붉어지거나 가려움 등의 증상)이 있습니다. 주사 부위 이상 피부 반응 시에는 주사 부위를 바꾸고, 해당 피부를 시원하게 해 주면서 보습, 피부염 연고 등을 발라 주면 호전되기도 하지만, 열감이 심하거나 멍울이 만져질 때는 이차적인 감염이 발생한 것일 수 있으니, 반드시 사용 중단 후 진료를 받으시길 권해드립니다.
1% 미만에서 담석증, 담낭염, 갑상선 수질암, 췌장염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니, 우상복부 통증이나 명치 부위의 극심한 통증이 있는 경우 반드시 약을 중단하셔야겠습니다.
삭센다 약값
사실 많이 궁금해하시는 부분입니다. 약값은 비급여로 의료기관 별로 차이가 납니다. 특히 삭센다는 비만 진료에 해당하여 진료 자체가 건강 보험이 아닌, 일반 진료로 구분됩니다. (아직까지 국내는 비만에 대해서는 건강 보험을 적용하고 있지 않습니다.)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노보 노디스크사에서 공급되는 기본 약가의 단가가 있다 보니, 펜터민 염산염 계열의 식욕 억제제를 포함하는 경구 비만 치료약에 비해서는 약값이 많이 나옵니다. (물론 요즘은 비싼 경구 식욕 억제제도 나오고 있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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